오늘 영작에 도전해 볼 문장은 타고났다는 표현이다.
언뜻보면 쉬워보이지만 생각만큼 영작이 쉽지 않다.
여러 표현이 있겠지만 오늘은 원어민들은 정말 많이 쓰는데 우리는(나를 포함)잘 안 나오는 명사를 알아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사 natural 이다.
보통 natural 하면 형용사로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명사로 쓴 경우를 알아보자.
우선 영영사전의 정의를 살펴보면
n. natural
someone who is good at doing something from the first time it is done : someone who has a natural ability to do something
무언가를 처음하는데도 잘하는 사람을 말할 때 쓴다는 설명이다. 우리말로 타고났다는 말이 제일 잘 들어맞겠다.
예문을 살펴보자.
She loved rock climbing from the start. She's a natural.
그녀는 처음부터 암벽 등반을 좋아했어. 타고났다니까.
사람을 나타내니까 당연히 셀 수 있는 가산명사로 쓴다.
여기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타고났다는 우리말은 동사형태인데 영어로는 명사로 바꾼 것이다.
우리말은 동사 중심의 언어이기 때문에 동사로 풀어쓰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로는 이를 명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항상 그런 건 아니고 영어로도 물론 동사로도 표현한다)
이런 한국어의 특성 때문에 타고나다를 영작하면 한국사람들은 동사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영어는 동사와 명사를 절반 정도 섞어서 쓴다고 볼 정도로 균형을 맞춘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그 사람 요리 잘해.
위 문장을 영작하라고 하면 거의 He cooks well. 이런 영작이 나온다. 물론 맞다. 하지만 항상 이런 식으로 영작을 하면 원어민이 봤을 때 문장이 단조롭고 초등학생이 쓴 문장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영어는 동사형과 명사형을 골고루 쓰기 때문에 He cooks well. 도 가능 하지만 He is a good cook. 이런 식으로 영작을 하는 경우도 굉장히 흔하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cook 은 요리사 아닌가요? 원래 문장은 요리를 잘하는 요리사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반인인데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원어민이 보는 시각은 꼭 그렇지 않다. 위 문장을 보고 그 사람이 요리사라고 생각하는 원어민은 거의 없는 것이다. 대부분 일반인인데 요리를 잘하는 사람으로 이해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다른 예를 보자.
그 사람 수영 잘해.
1. He swims well. (한국 사람)
2. He is a good swimmer (원어민)
여기도 마찬가지다. 수영 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그냥 수영을 잘하는 일반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만약에 정말 수영 선수인지 물어보려면 부가 질문을 할 것이다(Is he a professional swimmer?).
앞에서도 말했지만 1번이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원어민들처럼 균형을 맞춰서 영작해보자는 것이다.
결국 정리하면 우리말은 동사 중심이고 영어는 명사와 동사를 고루 섞어 쓰는 언어이기 때문에 우리가 못 쓰는 명사 중심으로 사고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래야 영어다운 구조로 균형있게 영작을 할 수 있으니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나도 꾸준히 노력 중이지만 평생 한국인으로 살아온 탓에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추가하고 싶은 것은 영어가 좋아하는 형용사 + 명사의 구조에 대한 것이다. 바로 위 예문을 예로 들어보자.
1번 문장에서는 주어(he) + 동사(swims) + well(부사)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이는 역시 한국어 구조 그대로 영작한 경우다. 우리말도 그 사람(주어) + 수영하다(동사) + 잘(부사)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2번 문장을 보면 He(주어) + is(동사) + a(관사) + good(형용사) + swimmer(명사)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말은 동사를 부사가 꾸며주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영어는 형용사가 명사를 꾸며주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는 우리말과 영어의 큰 차이점이자 동사중심의 언어인 한국인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영어는 형용사 + 명사 구조를 정말 즐겨 쓰고 좋아하는데 우리말은 부사 + 동사 구조를 좋아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작시에 부사 + 동사 구조만 쓰다보니 문장이 단조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형용사 + 명사 구조에 익숙해 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1. 우리말에서 익숙한 동사 중심의 사고를 영어의 명사로 바꿔주는 사고로 전환해보자.
2. 동사를 부사가 꾸며주는 구조에 익숙한 우리말을 영작할 경우에는 형용사가 명사를 꾸며주는 구조로 바꿔주는 사고 방식을 배우고 익힐 필요가 있다.
이 짧은 문장 하나로 이렇게까지 해야하냐고 할 수 있는데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 언어의 습관과 사고 체계가 이미 수 십년간 작문 구조를 지배해 왔기 떄문에 의식적인 노력 없이는 바뀌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임자가 일을 너무 잘해서 부담되요. (0) | 2020.10.09 |
---|---|
아무리 길어도 30분 밖에 안 걸려~ (0) | 2020.10.08 |
평소에는 절반 밖에 안 걸려~ (0) | 2020.10.05 |
분실신고/ 실종 신고 (0) | 2020.10.04 |
너만 최신 정보를 알려줄게~ (0) | 2020.10.04 |